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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 막 떠오르고, 스치는 것들

분위기

 

‘머금다’는 말이 있다. 사전에 찾아보니 첫째로 삼키지 않고 입에 넣고만 있는 것을, 둘째로 눈에 고인 눈물을 흘리지 않고 지니고 있는 것을, 셋째로 생각이나 감정을 표정이나 태도에 조금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거칠게 종합해보면 무언가를 밖으로 완전히 흘리거나 배출하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품고 있는 시작도 아니요, 끝도 아닌 것이 ‘머금다’는 말에 서려있다.


분위기는 머금고 있는 것이다. 대놓고 완전히 말하고 있진 않지만 뜻하는 바를 품은채 은근하게 풍기는 것이 분위기다. 사람은 저마다 가지각색의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해서 간간히 “나는 사람을 볼 때 외모를 안 봐. 그 사람의 분위기를 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분위기를 본다는 건’ 뭘까? 대놓고 말하지 않고 은근히 풍겨오는 분위기를 볼 수 있는 눈이란 대체 어떤 눈일까? ‘그 눈’은 시력 좋은 눈도 아닐테고, 라식을 해도 가질 수 없는 눈일텐데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 눈’은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를 볼 수 있는 재능을 머금고 있는건 아닐런지. 좋은 분위기를 머금은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바라보고 머금을 수 있는 눈의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할테다.